서울에 ‘반려식물’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시립반려식물병원이 생긴다. 코로나 이후 집 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난 트렌드(유행)를 반영한 것이다. 서울에 공공 반려식물병원이 생기는 것은 처음이다.

17일 서울시에 따르면, 시립반려식물병원은 2024년 문을 열 계획이다. 병든 식물을 가지고 가면 무료로 병을 진단하고 최장 3개월까지 맡아 치료해 주는 시설이다. 식물보호기사 국가자격증을 가진 직원이 식물을 돌본다. 반려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업도 할 계획이다. 서울시 관계자는 “부지는 공원이나 도서관 등 시민들이 찾기 편한 곳으로 검토 중”이라고 말했다.

대전에 반려식물병원 1호 - 2013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문을 연 공공 반려식물 병원인 대전시청‘화분병원’의 모습. 유리 온실 안에 병든 식물을 치료하는 치료실(위 사진)과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식물들을 돌보는 장기입원실(아래 사진)을 갖췄다. 대전에 이어 서울시도 2024년 이같은 시립반려식물병원을 개원하기로 했다. /대전시청 화분병원
대전에 반려식물병원 1호 - 2013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문을 연 공공 반려식물 병원인 대전시청‘화분병원’의 모습. 유리 온실 안에 병든 식물을 치료하는 치료실(위 사진)과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식물들을 돌보는 장기입원실(아래 사진)을 갖췄다. 대전에 이어 서울시도 2024년 이같은 시립반려식물병원을 개원하기로 했다. /대전시청 화분병원

반려식물병원은 330㎡(약 100평) 크기의 유리 온실 형태로 조성한다. 시 관계자는 “반응이 좋으면 2026년까지 규모를 3배(990㎡)로 키울 것”이라고 했다. 내년에 강남구 내곡동 농업기술센터에서 시범 사업을 먼저 실시하기로 했다.

서울시는 또 시내 25개 구에는 2026년까지 ‘반려식물클리닉’을 각각 한 곳씩 세울 계획이다. 시 관계자는 “반려식물병원이 시립병원이라면 반려식물클리닉은 구립보건소 개념”이라고 했다. 반려식물클리닉도 내년에 4곳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린다.

코로나 이후 집 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.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, 서울 강남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관엽식물과 난(蘭)의 경매 거래액은 2019년 498억원에서 지난해 559억원으로 12% 증가했다. 관엽식물은 실내에서 관상용이나 공기정화용으로 키우기 좋은 고무나무, 율마, 몬스테라 등을 말한다.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“반려식물은 반려동물에 비해 키우는 비용이 적게 들고 ‘플랜테리어(planterior·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)’ 용도로도 인기를 끄는 것 같다”고 했다.

 

 

조선일보 발췌